'꽃 처럼 열심'

작업알자_06.21(일)

vegelab 2015. 6. 22. 08:38

1.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식물과 달리, 다른 생명에게 에너지와 목숨을 유지해야 하는

2. 동물이 들어온 이후로, 정원의 '일요일'은 없다.

3. 가두어 놓지 않았다면 스스로 먹이를 찾아다니기라도 하겠지만, 가두어두기까지 하였으니, 

4. 그들의 먹이와 목숨은 온전히 내 몫이다.

5. 날 보자마자 '아우성'이다. 닭들은 철망으로 뛰어오르고, 토끼도 철망으로 몸을 세워 코를 킁킁 거린다.

이젠 조금 눈빛과 몸짓이 읽힌다. 

6. 한달전이었을까, 아니면 조금 더 되었을까, 이동식 닭장을 고정식 닭장처럼 한군데 오래 두고 있다가,

7. 닭장을 풀이 우거진으로 옮겨 준 일이 있다.

8. 그때 닭들이 외친 환호성(분명 내게는 그렇게 들렸다!)과 생생한 눈빛, 콧소리(이건 환청일 수도 있다.)가 잊혀지지 않는다.


9. 요즘 치킨트랙터에 이어 토끼 트랙터를 구상해보고 있다.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10.다만, '굴을 파는 굴토끼의 습성'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11. 농부가 정원을 가꾼다는 것에 대해서 정원을 거닐며 생각해 보았다. 또는 농촌에서 정원이란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12. 나는 요사이 정원 '안'보다는 '밖'을 바라본다. 아니 안과 밖을 함께 연결지어 바라본다.


13. 도심지 속에 정원에 있다는 것과 농촌 그러니까 마을 속에, 논밭 곁에 '정원'이 있다는 것은 분명 다름 의미일 것이다.

14. 오랜 정원 문화를 가졌다는 영국인들이나 다른 여러 유럽인들과는 또 다른

15, 농촌의 정원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정원 가꾸기가 그들의 삶을 '흉내'내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16. 새로운 해석과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을 요사이 많이 한다.


17. 지는 해가 비춘 논은 그리고 그 빛을 받아 잔잔히 빛나는 어린 모들은 

18. 정원에 핀 꽃들만큼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19. 논과 밭, 숲 모두를 '정원적인 관심과 관점'을 가지고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것

20. 또는 아름답게 연결짓고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

21. 그 아름다움을 농민들 자신이 향유하고, 삶의 방식으로 문화하는 것..

22. 정원을 거닐며 온갖 상념이 몸을 떠돈다.


23. 동물을 가두듯, 내 틀 안에 정원을 가두어서는 안되겠다. 철장 밖으로 틀 밖으로 정원을 꺼내주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