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틀간 적지 않은 비가 내렸다. 큰 바람과 함께..
꽃들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어미토끼가 새끼 토끼를 품던 시절) 종이 박스로 만들어준 토끼집이 천장이 뚫어지는 큰 피해를 입었다.
사실 그동안 버틴게 신기하다. 나무로 다시 말끔히 지어 주어야...하갰으나 아직 퇴비장에 그물망도 설치하지 못했다.
해야지.. 해야지..
2
여름에 사람들은 머리를 짧게 깎는다. 또는 묶는다.
오늘 여름 정원의 (일부)를 이발하듯 잘라주고 깎아주었다.
정원은 어찌 받아들이지 모르지만, 시야를 틔워주고 바람을 틔워주니, 우선은 내가 시원하다.
여름의 정원은 꽃은 '단발머리'로, 풀은 '스포츠 스타일'로 짧게 깎아야 하는듯..
3
글라디 올러스가 한창이다. 작년에 처음 만난 꽃인데, 무지 매력있다.
바람에 꺾인 것을 잘라 집 유리병에 꽂아 두었다.
태어나서 처음이다. 꽃을 수확해 집 유리병에 꽂아 보기는..
꽃은 그럴 듯 한데, 화병이 아쉽다. 어쩌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화병을 살지도 모르겠다.
4
정원을 만난 이유로 태어나서 처음인게 참 많다.
꽃을 이렇게 키워본 것도 태어나서 처음이고
크로커스를 본 것도
장미 꽃을 피워본 것도 처음이다.
토끼를 키워본 것도 처음이다.
오늘 유리병에 꽃까지..
나에게 느티나무 정원은 무엇보다 '처음'으로 기억될 터..
5
앵콜!
여우 꼬리풀, 클레마티스가 다시 피었다.
6
상추가 소녀에서 여인이 되었다. 몸에 꽃을 품었다.
이제 곧 꽃대를 올리고, 이윽고 꽃을 피워벌과 나비를 불러 임신을 할터..
그나저나 상추 꽃을 봐야 하나.. 아님 이제 그만 꺽어야 하나..
밭이라면 주저없이 뽑았을 텐데, 정원이니까 망설여 진다..
7
토마토가 익어간다.
토마토가 정원에 있으니, 익어간다라고 하기 보다는 물들어 간다고 하는게 좋겠다.
아니 토마토가 빛들어간다. 라고 또 어떨까..
토마토 빛들어간다. 붉게..
''꽃 처럼 열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업일지_07.20(월) (0) | 2015.07.20 |
---|---|
작업일지_07.15(화) (0) | 2015.07.15 |
07.09 (목)_빛 그림 (0) | 2015.07.10 |
작업일지_07.08 (수) (0) | 2015.07.08 |
작업일지_07.07(화) (0) | 2015.07.07 |